2015. 3. 19. 07:36ㆍ가보고픈 곳
-선암사(仙巖寺)-
<선암사 승선교>
벌교에 꼬막 먹으러 갔다가 선암사에 들렸다. 선암사 가는 길은 들머리부터 아름답다. 하늘로 치솟은 나무사이로 펼쳐지는 푸른 하늘과 조계산(曹溪山)에서 내려 부는 바람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서둘지 않고 천천히 걸으면 한량없이 좋은 길이다. 이런 곳에선 말을 아끼고 싶어진다.
3월 초순(初旬)이지만 선암사 홍매(紅梅)를 은근히 기대하며 뚜벅뚜벅 걷노라니 어느 덧 승선교(昇仙橋) 앞이다. 아치형으로 쌓아올린 돌다리는 카렌다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만큼 예술성(藝術性)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국내외 건축가들이 입을 모아 찬탄(讚嘆)하는 선암사는 한국적 정취(情趣)가 넘쳐나는 절집이다. 절대자(絶對者)를 모신 절집이라기보다 고향집 같은 친근함이 앞서고, 고가(古家)의 후원(後園)을 거닐어 보는 아늑함이 있다.
선암사 가람은 전각(殿閣)의 배치(配置)가 지극히 자연스러워 참으로 아름다운 조화(調和)를 이루고 있다. 늦은 봄이면 홍매화가 원통전(圓通殿) 담장 가에 피워나고 알싸한 매화(梅花) 향기 또한 그윽하다.
사철마다 다른 꽃을 볼 수 있는 선암사의 조경(造景),태백산맥의 조정래 선생이 태어난 곳, 그리고 문간방에 엎드려 동학혁명(東學革命)의 함성을 그려냈던 송기숙 선생 등이 생각이 난다. 선암사 해우소(解憂所)는 세계에서 유일(唯一) 무이(無二)한 문화재이기도 하다. 스님들의 지혜(智慧)가 놀랍다.
벌교 장에서 산 피(皮)문어 한 마리를 거슬러 막걸리 한 잔을 곁 드리니, 시간과 바람과 기다림이 만들어 낸 건어물(乾魚物) 특유의 쫀득한 맛이 오늘따라 유별나다. 선암사 양지(陽地)녘에 봄볕이 도타워 한 동안 머물다 왔다.
<선암사 홍매>
[이장희의 스케치 여행]순천 선암사 매화나무꽃망울 가득한 고목 아래서 봄의 설렘에 젖다. (동아일보에서 발췌)
....햇살이 나무를 간질인다. 껄껄껄, 나무가 참았던 웃음을 터뜨린다. 검은 고목 가득 하얀 웃음이 번진다. 600살 매화 어르신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가득하다. 귀로 느껴지는 매화란 이런 것이구나. 나도 따라 웃는다. 웃음소리가 선암사를 물들이고, 경내의 다른 꽃들도 그 웃음에 기지개를 펴며 일어나 봄을 맞을 준비를 한다. 진정, 봄이 온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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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초하룻날 똥을 싸면 그 떨어지는 소리가 섣달 그믐날 들린다."는 <선암사 해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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