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개설 한돌..오전엔 감기기운 있어 쉬고 오후엔 냇가 정비하다.

2011. 2. 15. 20:05야소의 하루

맑고 바람없이 따뜻함.

오전엔 둘다 감기로  쉬고 자고  오후엔 야초는 냇가 내려가 아랫쪽 개울 정비하다.

찻집 `흙속에 바람속에' 주인장인 강길한씨, 같이 일하는 후배와 함께 야소원 내방.

 

난생 처음 본... 먼저 터잡은, 철새인 독수리 서너마리와 떼지어 이동하는 작은 철새무리와의 공중전.

때-해질무렵  장소-야소원 상공   참여 조류수-독수리 4마리,   철새-100마리 이상 추정.

 인근에 사는 강길한씨가 지나가다 냇가에서 일하는 야초를 보곤 같은 일하는 후배와 함께 집에 들렸다.

잔디밭에서 소아가 가지고 온 다과를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철탑이 서있는 옆산상공에선 독수리가 서너마리  선회하고 있는데, 작은새  몇마리가 겁도 없이 나타났다.

순간 "저놈들이 죽을라고 환장했나" 생각하면서도 설마 그럴리가 있나싶어 덩치가 작은 `매'인줄 알았다.

그게 아니였다. 곧바로 독수리가 작은새들을 공격했고,  작은새들은 달아날 생각은 않고 되레 독수리를 공격했다.

 이럴 수가!! 작은 놈들이 어디 감히...?? 의문은 잠시후 풀렸다. 수많은 새들이 떼지어 나타났던 것이다.

공중전은 20분도 넘게 계속됐다. 독수리가 작은새를 공격하면 작은새는 떼지어 공격하고...장관이었다!!.

철새떼가 독수리들과 목숨을 건 싸움 장면은 동영상으로 봐야 실감이 나는데...  뭉쳐야 산다! 바로 그것이었다.

소아에 이어 야초도 감기에 걸려 오전엔 둘다 안방에서 쉬고 자는둥 집안에서 보냈다. 

한숨자고 나니 좀 낫은 것 같기도 하고... 뭣보다 우선 갑갑해서 방안에만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바깥으로 나와 냇가를 둘러보니 아랫쪽 너럭바위 근처의 개울이 요즘 갈수기여서 꽤 얕았다.

오래 누워있다고 감기가 빨리 낫는 것도 아니고 그냥 집안에 들어박혀 있는 것도 마뜩찮아 일을 시작했다.

오늘은 우선 본격작업에 앞서 일하기 좋도록 주변의 갈대를 뽑아내고 물흐름을 막는 돌을 치우기로 했다.

그런데 일이 의외로 순조롭게 빨리 끝났다. 자갈더미에 박힌 돌과 뿌리내린 억새여서 쉽게 뽑혔다. 

내친 김에 계속하기로 했다. 우선 물흐름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아랫쪽의 큰돌 2개를 때죽나무쪽으로 옮겼다.

때죽나무는 여름철에 시원한 그늘을 지어줘 좋다. 그늘자리는 앞으로 나무가 클수록 더 넓어질 것이다. 

때죽나무 밑은 너럭바위 끝자락이 물속으로 빠져들어 물놀이를 하더라도 흙탕물이 일지 않고...

한낮 뜨거운 땡볕에 달구어진 너럭바위에 때죽나무가 만드는 시원한 그늘은 여름철 더위를 피하기엔 그저그만이다.

이곳은 삼사년 전부터 조금씩 손봐왔지만 이번 참에 대대적으로 깨끗이 정비할 생각이다. 

주변의 큰 돌들을 때죽나무쪽으로 옮겨 둑을 쌓아 큰물 때 토사유실을 막고 아이들이 놀기 좋도록 할 것이다.

청계호숫가에서 `흙속에 바람속에'라는 이름의 찻집을 연 강길한씨가 지나가다가 작업하는 야초를 보고는...

같이 일하는 후배와 함께 집에 들렀다. 독수리와 철새때의 공중전도 이때 있었고, 다같이 보았다.

야초는 요즘 며칠간 짜증도 곧잘 나고...괜히 마음이 편치 않다. 그래서 저녁에는 우룡큰스님의 법어집을 펼쳤다.

오늘은 오기로 시작했던 블로그가  개설 한돌을 맞는 날이다. 추정컨데, 실린 이미지만도 족히 1만장은 되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