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상 올리고 손님들 맞다.

2011. 2. 3. 20:16야소의 하루

맑고 포근한 날씨.

차례상 올리고 누님자형 모셔 함께 식사하고 뒷설거지하고 손님 없는 틈틈이 냇가 정비하다.

양산누님 가족들, 구미에 사는 김서방가족들, 거제 조창섭선생가족들 내방. 부산 사는 정운 식구들은 늦은 밤에 도착했다.

 

오래간만에 만난 조창섭선생 가족들.  거제 살때 우리를 늘 큰 아빠,엄마로 불렀던 선아 민아 국아 3남매는 이젠 훌쩍 커버렸다. 

 

이른 아침부터 차례상 차리는 소아는 정말 지극정성으로 임한다..

혼자서 제관 노릇을 한 지가 참으로 오래됐다.

제상 차리는 법식도 엄격하지 않다. 일반에 알려진 법식을 대충 따른다.

어릴 적에는 관심이 없었고 장성해서는 관여하는 어른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학을 하신 선친께서도 굳이 엄격한 제례법을 강조하시진 않았다. 

                        가가례(家家禮)라 하시며 "허식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하셨다.

차례상 앞에선 늘 진중하게 한분 한분을 불러본다. "언제나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차례가 끝난뒤 가까운 마을에 사시는 누님 자형이 오셨다. 함께 아침을 먹었다.

보통 장조카 식구들도 같이 오는데, 이번에 안왔다. 성당 다니는 장조카 부부는 로마로 피정을 떠났다.

구제역이다 뭐다해 귀성객들이 줄었다고 하는데... 부모들 입장에선 늘 오던 자손들이 안오면 서운하실 것이다.

낮엔 양산누님 가족들이 왔다 갔고 이어서 구미에 사는 이종동생 정순이가 가족과 함께 시가 왔다가면서 들렀다. 

딸 지연이는 전번에 데려와 본 적 있지만 아들 동균이는 처음이다. 조카는 구미시에 근무하는 새내기 공무원이다. 

네식구 모두다 왔기에 하루밤 자고 가라고 해도 꼭 들러야할 곳이 있다며 다음으로 미뤘다.

점잖은 김서방, 애교꾼 우리 동생, 듬직한 동균이, 예쁘고 능력갖춘 지연이!  참 다복해보여 정말 고맙다!!

외가 일가친척들! 언제쯤 이렇게 모두다 모여서 기념촬영해볼 수 있을까??  내 생전에 가능할까...

동생네 가족들은 아쉬움 뒤로 남긴채 그렇게 떠나갔다.  올해도 복 넘치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

오늘도 틈틈이 냇가 내려가 정비작업을 계속했다.

"정월 초하룻날 나무한다"는 옛말이 있다. 다들 노는 명절인데, 혼자 일한다고... 꼭지 덜떨어졌다는, 비아냥대는 소리다.

꼭 해야할 시급한 일도 아니건만 기름진 음식 소화도 시킬 겸 틈틈이 냇가 내려가 정비작업을 계속했다.

그러면서 양산누님 가족을 비롯한 일가친척과 지인들이 올 때마다 올라와서 쉬었다가 떠나면 계속했다.  

저녁무렵엔 거제 사는 조창섭선생 가족들이 왔다. 얼마만인가!!  삼년만에 만나는 반가운 재회다.

  이런 만남에 보고싶은 박순옥선생은 빠졌다.  박선생은 어학연수차 미국 가서 한달째 체류중이란다.

동생과 조카들, 모두 저녁을 달게 먹고 갔다. 정말 고맙다!  이번 설날은 정말 명절다운, 즐겁고 흐뭇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