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얼어붙은 수도관 녹여 통수시키고 오후- 냇가 정비하다..

2011. 1. 29. 18:41야소의 하루

때때로 구름, 대체로 맑음.

오전-별채로 가는, 얼어붙은 수도관 녹여 통수시키고 오후-냇가 정비작업.

의재, 부산 서동성당 교우들 7명 데리고 와서 숙박.  진주 강미향선생, 덕산 왔다가면서 곶감 사가지고 감. 

 

계속되는 혹한으로 수도관이 얼어붙는 사고가 생겼다. 급기야 장작불을 얹어 언땅을 녹여 통수시켰다.

 

오늘도 여전히 대체로 맑았다.

때때로 구름이 약간 나타나긴 했지만 바람은 불지 않았다.

아침 저녁엔 역시 추웠지만 ...

한낮엔 그렇게 춥지는 않았다.

오늘 누님의 손자인 의재가 부산 서동성당 교우들을 데리고 와서 놀다가 자고갈 것이라고 했다.

손자 친구도 명색이 손님인데... 그래서 아침 바람 없을 적에 앞뜰 잔디밭의 낙엽들을 쓸어내려고 대빗자루를 잡았다.

그런데 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별채에 갔던 소아가 와서 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취사는 본채에 와서 하면 해결되지만 수시로 사용하는 화장실을 곁에 있어야 하는데, 물이 없으면 사용할 수 없다.

원인은 별채로 연결되는 수도관이 얼어붙은 것이다. 땅속 깊이 묻었지만 한곳만은 얕게 묻었던 것이다.

별채 화장실에 누수가 있어 보수공사할 때까지 임시방편으로 달아놓았던 개폐기 구간이 계속되는 혹한으로 얼었던 것이다.

손님들은 곧 들이닥칠 터이고...다급했다. 우선 콘크리트바닥을 깰 해머드릴이 필요했다.

부랴부랴 가스가게에서 공구를 빌려와 콘크리트바닥을 깨 뜯어내고선 뜨거운 물을 계속 부었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수도관이 예상보다 많은 부분이 언 것 같았다. 더이상 수도관을 파낸다는 것도 어렵고...

방법은 하나!  별채 아궁이의 잔불에다 장작을 더넣어 불을 붙인 뒤에 그것들을 집어와서는 그 위에  얹었다. 

그리고 뜨거운 불기운을 조금이나마 더 보태려고 부삽과 삽을 엎어 그 위에다가 올려놓았다.

생각한 대로 얼마지나지 않아 효과가 나타났다. 통수가 된 것이다. 급한 불(?)은 이렇게 하여 껐다.

원인을 다시 생각해보니... 요앞전 혹한때 온수통 파이프가 터져 밤새 흘러내렸던 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어 얼었던 것 같다.

개폐기를 다시 교체하고는 천막으로 위를 덮고, 또 그 위에 큰 고무통을 엎어놓아 얼 것에 대비했다.

이젠 더이상 미룰 수가 없게 됐다. 추위가 풀리는 대로 별채 화장실 보수공사를 시작해야겠다.

빌린 공구를 가져다주러 가는 길에 곡점까지 가서 누님과 자형을 뵙고 오기로 했다. 설 앞서 인사차...

팔순 전후의 두 내외분은 집안에서도 추우신지 완전 방한복 차림을 하고 반갑게 맞아주셨다.

우리도 명절때마다 빠뜨리지 않고 인사하지만 누님도 매번 그냥 보내는 법이 없다. 손수 만든 맛있는 간장을 주셨다.

오늘도 오후는 냇가에서 시간을 보냈다. 야초는 물이 좋고, 그래서 냇가가 늘 좋다.

냇가 정비작업은 육체적 노동만이 아니다. 우스운 것 같지만 정신 수양에도 큰 도움이 된다.

야초는 냇가에서 일하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고 또 우리가 살아가는 이치, 그 지혜를 터득한다.

 `요산요수'란 말이 있지않은가!! 이젠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것 같다. 왜? 仁者는 樂山이고, 智者는 樂水인지...

뭐든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은 그리 고되지 않다. 오늘도 냇가에서 일하기엔 추운 날씨였지만 그리 추운줄은 몰랐다.

진주에서 강미향선생이 온다고 해서 조금 일찍 올라왔다. 그래도 오늘 한 일이 적지는 않았다. 

강미향선생은 미술, 남편 이학영선생은 음악교사로 환상의 짝이다. 강선생은 접시작품을 선사하고 곶감을 사가지고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