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만에 백운계곡 오르다.

2011. 1. 18. 17:29야소의 하루

바람은 없으나 종일 흐려 혹한은 여전함.

오전엔 오래간만에 백운계곡 갔다오고 오후엔 덕산 가서 택배 발송하다.

김봉이 아우와 전화통화...정민이 보려 미국 가서 근한달 체류하던 강여사 오늘 저녁에 귀국한다고 함.

 

백운계곡에서 제일 큰 소(沼)와 폭포.  올 겨울엔 얼음 두께가 한층더 두꺼워진 것 같다.

 

오늘은 아침부터 몹시 흐렸다.

바람은 종일 한점도 없었으나....

시종일관 흐리다 보니...

종일  냉동고에 들어앉은 기분이다.

혹한이 계속돼 연못의 얼음도 점차 두꺼워져간다.

아!  이 매서운 추위가 언제쯤 풀리려나!!

모처럼만에 백운계곡을 찾아갔다.

춥긴 했지만 바람은 없었고, 한낮에는 점차 풀릴거라고 기대하면서...

종류석 같은 신기한 고드름과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맑은 물소리를 보고 듣고 싶었다.

 오늘의 백운계곡은 내가 상상했던 그런 얼음계곡은 아니였다.

 가랑잎들이 바람에 날려 낮은 곳으로 몰리다다보니 계곡 얼음장이 깨끗할리 없고...

흙먼지가 바람에 휩쓸려 얼음 위에 내려앉다보니 빙질조차 깨끗하지 않았다.

이같은 현상이야말로 지극히 당연한, 자연스런 결과임에도....

그럼에도 나는 이런 걸 생각못해  첫눈에 크게 실망해버렸다.

내가 바랐던, 상상했던 얼음세계!    그런 계곡이 아니였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다 마음먹기 나름인데...그래서 `일체유심조'라 하지 않는가!

이젠 만물을 제대로 관조할 나이도 됐는데, 아직까지도 미망 속에서 헤매고 있다.

어쨌든 빙판과는 달리 바위에 붙은 얼음과 바위 틈새의 얼음은 참 깨끗했다.

한방울 한방울 떨어져 저렇게 얼음기둥이 되려면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이리라!

계곡에서 가장 깊고 큰 이곳 소엔 늘 사고 방지를 위해 소를 가로지르는 로프를 매놓고 있다.

얼음이 두껍게 얼지 않았다면 결코 다가갈 수 없는 깊은 소 안에 들어가기는 처음이다.

아주 가까이에서 폭포바위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생각을 바꾸고 멀리서 바라본 소와 폭포의 얼어붙은 풍경도 그냥 볼만했다.

봄 여름 가을철과 또다른...얼음으로 뒤덮힌 단조로운 풍경들이었지만...

내친김에 차로 갈 수 있는 백운농장 앞까지는 가보기로 작정했다.

거의 비슷비슷한, 대동소이한 풍경들이 내내 눈에 들어왔지만...

다소 높은 곳에 오르니 건너 산에 하얗게 얼어붙은 계곡도 눈에 들어왔다.

차 안에서 내려다 본 계곡도  온통 하얗게 얼어붙였다.

불쏘시개 장만하려 나온 백운농장주 조원섭씨와 그의 손자를 만났다.

처음 본 손자는 부산에서 방학을 맞아 심심산골인 할아버지집에 왔다.

아버지가 데려다주고 갔다고 말하는 꼬마는 곧 5학년이 된단다. 맑은 눈! 참 착하게 생겼다.

겨울로 접어들면 두서너시간 정도 햇볕드는 이곳은 요즘 영하 25도까지 내려간단다.

오후엔 잠시 택배 발송하려 덕산에 다녀왔다.

천왕봉 일대에는 눈이 내리는지 하늘이 잔뜩 찌푸려져 있었다.

눈이 내리면 차가운 기운이 아래 계곡쪽으로 밀고내려와 날씨가 더욱 추워질텐데...

오늘 택배 보낸 곳은 원주의 나경령씨와 부산 해운대 신시가지에 있는 큰처남댁이다.

 이 혹한 속에서도 집짓기가 한창이다.  건축주는 까치 2마리, 물론 짝짓기 위해서다.

이 녀석들이 집짓어 새끼까고, 그 새끼가 스스로 날 때쯤 되면 아마 봄이 돼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