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천길 벼랑 위서 옷깃을 털고..격언연벽/김난생(청)~명문 감상

2014. 8. 26. 10:15좋은 말 글

格言聯璧(격언연벽)에서-金蘭生(김난생)

 

海闊從魚躍 天空任鳥飛 非大丈夫不能有此度量 (해활종어약 천공임조비 비대장부불능유차도량)
振衣千仞岡 濯足萬里流 非大丈夫不能有此氣節 (진의천인강 탁족만리류 비대장부불능유차기절)
珠藏澤自媚 玉韞山含輝 非大丈夫不能有此蘊藉 (주장택자미 옥운산함휘 비대장부불능유차온자)
月到梧桐上 風來楊柳邊 非大丈夫不能有此襟懷 (월도오동상 풍래양류변 비대장부불능유차금회) 


드넓은 바다에 물고기 뛰놀고 하늘에 새들이 맘껏 날개짓하네. 대장부 아니면 이런 도량 지닐 수 없느니
천길 벼랑 위에서 옷깃을 털고 만리 흐르는 물에 발을 씻으리. 대장 부 아니면 이런 기개와 절조 지닐 수 없느니
구슬 숨어 있으니 못은 절로 아름답고 옥을 품고 있으니 산은 빛을 머금었네.

대장부 아니면 이런 학문과 교양 지닐 수 없느니

달은 오동나무 가지에 걸려 있고 바람은 버들가지에 불어오도다. 대장부 아니면 이런 감회 지닐 수 없느니

 

* 振衣; 세속의 먼지를 털다.

* 蘊藉: 교양이 있고 도량이 크며 얌전함. 
  襟懷: 마음속에 깊이 품고 있는 회포(懷抱). 襟期 
* 참고; 춘산여소(春山如笑): 봄철의 산이 온자(蘊藉)함을 이르는 말.

* "海闊從魚躍 天空任鳥飛"는 ≪고금시화(古今詩話)≫에 보이며, "振衣千岡  濯足萬里流"는  좌사(左思/좌태충 左太沖)의 <영사(詠史)> 중에 나온다. 

또 "珠藏澤自媚  玉山含輝"는 주희(朱憙)의 <재거감흥이십수(齋居感興二十首)> 중에 나오며,

"月到梧桐上 風來楊柳邊"은 ≪추구(推句)≫에서 만날 수 있다. 

 

* 좌사(左思): 서진(西晉) 제일의 문인. 자(字)는 태충(太沖). 삼국시대 촉한(蜀漢)의 도읍인 성도(成都)와 오(吳)나라 도읍인 건업(建業),

그리고 위(魏)나라의 도읍인 업(鄴-허창)의 흥망성쇠를 노래로 지은 ≪삼도부(三都賦)≫의 작가로 유명하다. 

≪삼도부(三都賦)≫는 좌사가 10년이라는 세월을 들여 집필(십임삼도 十稔三都)한 일생일대의 노작(勞作)이었다. 그러나 막상 알아주는 사람이 없었다.  

생각 끝에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자 은사(隱士)였던 황보 밀(皇甫 謐)을 찾아가 작품을 보였다.

황보 밀은 문을 닫고 숨어살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현안'(玄晏)선생이라 불렀다. 황보 밀은 좌사의 작품을 보고 높이 평가하며 서문을 써주었다. 
≪삼도부(三都賦)≫는 당대 문단의 거두였던 시인 장화(張華)로부터,

후한(後漢)의 대시인 반고(班固)와 장형(張衡)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일약 유명해졌다.

반고는 ≪양도부(兩都賦)≫를, 장형(張衡)은 ≪이경부(二京賦)≫를 각각 남겼다. 

장화의 평가가 나오자 당시 수도 낙양(洛陽)의 지식인들이 다투어 ≪삼도부(三都賦)≫를  베끼기 시작했고,

종이의 품귀현상이 빚어졌다. 이로부터 "낙양의 지가(紙價)를 올린다"(洛陽紙貴/洛陽紙價高)라는 말이 생겼다.

 

 

* 근현대 중국 서화가 유자독(劉自?)의 <좌태충구(左太沖句)> 진의천인강 탁족만리류. 잘쓴 글씨다.

* 위 글과 예서 글씨는 지인의 다음 블로그 '청경우독' 무하유지향 (2006. 02. 03)에서 인용.

출처 : 竹田문향
글쓴이 : 한상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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