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2중 협주곡은 원래 브람스의 제5번 교향곡이 될 예정이었으나, 당시 브람스와 요아킴은 작은 일로 불화가 생겨 감정적으로 좋지 않았다. 브람스는 바이올린을 협주곡풍으로 취급하여 요아킴의 의견을 묻는 등, 불화를 씻어버리려 했다. 물론 두 사람 모두 예술적인 면에서는 사사로움을 완전히 떠나 공식적인 입장에서 양심적으로 토론하는 예술가 타입의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브람스는 얼마 전에 바이올린 협주곡을 완성한데다, 보수적 성격과 나이가 들어 점점 회고적이 되어가고 있어서 여기서 바이올린 협주곡이 아니고 첼로도 독주 악기로 덧붙여서 관현악 투티부가 독주 악기군으로 대립하고 있는 17,8세기의 합주 협주곡 스타일을 근대적인 정신으로 부활시켜 보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이 2개의 악기를 독주 악기로 하여 사용하려 한 것에 대해서는 브람스 자신이나 또한 요아킴이나 클라라 슈만에게 있어서도 하나의 큰 문제였으며 걱정거리였다.
이리하여 클라라 슈만은 그의 일기에 '나로써는 첼로와 바이올린을 독주 악기로 같이 쓴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또한 악기 자체도 광채가 없어 협주곡의 장래가 의심스럽다. 이것은 작곡가에게는 지극히 흥미로운 일일지 모르지만 그의 다른 많은 작품처럼 이 곡은 신선하고 온화한 필치는 되지 못할 것이다'라고 쓰고 있다.
실제로 모든 악기 중에서도 가장 선율적이며 그러면서도 가장 변화가 풍부한 바이올린과 첼로를 독주 악기로 하고 또한 이 2개의 악기에 높은 기교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 협주곡은 호흡이 맞고 또한 훌륭한 기교를 가진 두 사람을 연주자로 쓰지 않고는 전혀 그 가치를 발휘할 수 없다. 뉴만은 그의 저서 '브람스전'에서 이러한 까닭으로 클라라가 쓰고 있는 것과 같이 이 곡을 현재나 장래에 있어서 반드시 잊혀질 작품이라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이 우수한 연주가를 맞이하여 훌륭하게 연주되었을 때의 효과는 브람스가 이 작품을 아르 강이 바라보이는 방의 창가에서 베른 고지(高地)의 무엇이라고 말할 수 없는 아름다운 빙하의 경치, 또한 알프스의 위풍 당당한 풍경을 바라보며 작곡한 듯한 부분이 많다고 볼 수 있으나 이 말은 전적으로 받아 들일 수는 없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 진리를 가진 것으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작곡의 경과 브람스는 1886, 7, 8년의 3년의 여름을 스위스의 베른에 가까운 토운에서 보냈다. 그리하여 2년째인 1887년에는 4월 25일에 빈을 떠나 이탈리아 여행을 하였고, 그 귀로인 5월 중순에 토운에 도착했다. 이 토운 체재중인 7월경에 브람스는 그전부터 생각해 오던 제5교향곡의 설계를 바꾸어 2중 협주곡을 작곡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 같다. 7월 19일 에는 지금까지 불화 중에 있던 요아킴에게 '자네에게 예술적 성격의 뉴스를 전하고 싶다. 그것에 자네가 흥미를 가져 주었으면 좋으련만...'이라고 쓰고 있다. 이 서한은 분명히 새롭게 설계하는 2중 협주곡의 계획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요아킴은 바로 이 뉴스에 호의적인 기대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7월 24일에 브람스는 처음으로 요아킴에게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2중 협주곡'을 작곡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요아킴의 충고를 바라고 있었다. 그때 브람스는 독주 악기 파트를 사보하고 있던 중이었다. 사보가 끝난 이 악보는 요아킴에게 보내졌고 요아킴은 연주상의 견지에서 약간의 비본질적인 정정을 요구했다.
이리하여 전곡은 8월 초에 완성되었다. 8월 11일에는 요아킴에게 스코어의 사보가 완성되었다는 것이 전하여졌으며, 같은 때 쾰른 음악계의 유력자인 친구 프란츠 뷔르너 앞으로 쾰른에서의 이 곡의 초연의 뜻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 2중 협주곡은 이와 같이 지극히 간단하게 작곡된 것은 아니었다. 요아킴이나 후에 요아킴 4중주단의 멤버가 된 로베르트 하우스만과 작곡자와의 의견 교환은 같은 작곡자의 '바이올린 협주곡'의 경우와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였고, 2중 협주곡이라는 계획이 새로운 것이어서 브람스는 클라라 슈만에게도, 출판상인 짐록에게도 또한 엘리자벳 폰 헤르초겐 베르크 부인에게도 계획을 이야기하고 의견을 물었던 것이었다.
초연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8월 초순에 브람스는 뷔르너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곡의 초연을 쾰른에서 갖고 싶다고 전했는데 뷔르너는 곧 답장을 보내 그해 10월 18일로 날을 정하고 말았다. 초연은 브람스를 지휘자로 하고 요아킴과 하우스만을 독주자로 삼았다. 그러나 그 3일 전인 15일에 공개 시연(試演)이 같은 연주자로 행하여졌기 때문에 그 날을 2중 협주곡의 초연일로 보는 사람도 많다. 또한 사적(私的)인 초연은 9월 21일 22일에 바덴 바덴의 클라라 슈만의 집에서 브람스가 피아노를 연주하고 요아킴과 하우스만의 독주로 행해졌었다. 이 협주곡은 초연 이래 성이 진기한 것으로 전하여져 11월 18일에 프랑크 푸르트에서 연주한 것을 위시해서 짧은 기간 중에 각지에서 열린 음악회의 프로그램을 장식했다.
이 2중 협주곡의 악보는 1888년 6월에 브람스의 작품 80%를 출판한 짐록사에서 출판되었고, 피아노 스코어(물론 독주 악기 악보 딸림)는 같은 해 2월 짐록에게 보내어졌으나, 브람스의 희망으로 출판이 연기되어 6월에야 이 세상에 선보이게 되었다.
Brahms Double Con for Violin Cello A Op102 2rd
Brahms
작품 구성 및 해설
제1악장 알레그로 a단조 4/4박자. 소나타 형식.
Brahms Double Con for Violin Cello A Op102 1st
투티의 힘찬 제1주제의 짧은 단편으로 곡은 시작된다. 3잇단음표로 이것이 상행하면, 종래의 협주곡의 관습을 깨로 독주 첼로가 '템포를 지켜 가며 레치타티보 양식으로' 텁텁한 카덴차로 연주하며 이어 관악기가 온화한 5마디의 악구를 연주한다. 이 악구는 다음에 나오는 제2주제를 암시하는 것이며 처음의 힘찬 제1주제의 단편과 잘 대비되고 있다. 이어 이번에는 독주 바이올린이 카덴차를 연주하며 곧 이어 독주 첼로도 대위법적으로 가담한다. 그러나 독주 바이올린이 아르페지오로 하강하면 독주 첼로도 이를 받아 2개의 악기가 8도로 중복된 같은 패시지를 연주하며 최후에는 스타카토 화음의 연속으로 이 카덴차 부분을 끝맺는다. 이것을 이어받아 관현악은 ff로 장중한 제1주제를 나타낸다. 여기에서 겨우 관현악 제시부에 들어서며 지금까지는 서주부에 해당된다고 말할 수 있다. 제2바이올린과 비올라가 바쁜 16분음포의 음형으로 나아가는 경과구가 딸림 7을 매개로 해서 f단조로 바뀌며, F장조, d단조, g단조 등으로 전조되며 최후의 스타카티시모에서 a단조의 음계풍으로 상승하여 F장조로 안정되면 제1바이올린과 목관이 이 F장조로 제2주제를 경쾌하고 즐겁게 연주한다. 이 주제는 '브람스전'을 쓴 칼베크에 의하면 브람스와 요아킴이 청년 시절에 매일 밤 즐겨 연주한 이탈리아 작곡가 비옷티(Giovanni Battista Viotti 1753∼1824)의 유명한 'a단조 협주곡'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며 엘만이 말하는 것처럼 이 주제가 나타나면 제1악장은 그 서정성이 정점에 달한다.
관현악 제시부에 이어 습관대로 독주 제시부가 나타난다. 이것은 먼저 독주 첼로가 연주하는 제1주제의 변형에서 시작되며 곧 이어 독주 바이올린도 첨가된다. 관현악은 현악기만의 기묘한 어딘지 스케르초풍의 리듬으로 이를 반주하고 그 다음에 목관이 나타나고 이어 혼이, 그리고 클라리넷이 제1주제의 동기를 몇 번이고 되풀이하면서 디미누엔도하여 하행하면 독주 첼로는 p로 아름다운 제2주제를 한가로운 F장조로 마음껏 노래한다. 제1바이올린도 그를 흉내내어 이 주제를 노래하며 이어 독주부는 일체가 되어 나아가고 트릴로 관현악에 바톤을 넘겨 준다. 관현악은 아인강의 동기를 사용하면서 경쾌하게 진행하는데, 그 사이에 제2주제를 약간 암시한다.
이리하여 곡은 전개부로 들어서고 독주의 두 악기가 제1주제를 전개하기 시작한다. 이 두 악기는 브람스가 앞서 바이올린 협주곡에서 행한 것과 같이 독주자의 기교를 무시해 버리고 쓴 것 같이 생각할 정도로 자유 분방하며 풍부한 기교를 구사하고 있어, 발전부의 지주(支柱)가 되면서 주제를 처리해 간다. 그러나 제2주제는 전연이라고 할 만큼 취급되지 않는다. 카논풍의 부분이 정점에 이르러 저음현의 오르겔풍크트 위에서 독주 바이올린의 음계풍의 큰 파도와 같은 진행으로 기분을 늦추고 그로부터 급속한 16분음포의 음형으로 크레센도하여 ff까지 높아지면, 전관현악도 합세되어 힘찬 화음의 연진(連進)으로 전개부는 끝나고 같은 ff로 제1주제가 장대하게 재현된다. 이어서 곡은 밝고 빛나는 A장조로 바뀌며 같은 조성으로 독주 첼로에 제2주제가 재현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다에서 곡은 또다시 기조(基調)로 바뀌고 이 쓸쓸한 a단조로 마지막을 고한다. 코다는 ff의 제1주제로 시작되며 이것을 전개풍으로 잠깐 다루고 있다.
제2악장 안단테 D장조 3/4박자. 3부 형식.
Brahms Double Con for Violin Cello A Op102 2nd
곡은 혼으로 느긋하게 시작되며, 이것을 관악기가 메아리치듯이 p로 이어받는다. 그러면 현악기의 합창과 같은 반주에 실려 독주바이올린과 첼로가 어딘지 쓸쓸한 듯한 주제를 연주한다. 곧 이어 목관악기가 가담하고, 다시 우아함을 더하며 다시 현만으로 주제의 변형을 연주하고 pp가 되어 제1부가 끝난다.
제2부는 한가로운 F장조이며 관현악만으로 여유 있게 시작된다. 그 한가로움을 길이 간직하듯이 독주 바이올린이 사랑스러운 선율을 연주하며 독주 첼로도 이를 이어받는다. 그러나 현악의 반주에는 감추어진 정열 같은 것이 담겨져 있다. 목관이 제2부 처음의 한가로운 선율을 연주하면 이 선율은 16분음표가 되어 모습을 감추고 만다. 그리고 그대로 제 2부는 약하고 조용하게 끝난다. 이 끝날 무렵에 독주 첼로의 트릴에 실려 독주 바이올린이 더블 스토핑에 이어지는 악구를 연주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제3부는 제1부의 제시이지만 리듬이 조금 변하며 따라서 선율도 조금 그 모습을 달리하고 있다. 코다는 독주 바이올린과 첼로의 응답을 거쳐 최후에 두 악기의 노래가 합쳐져 f에서 p로 디미누엔도하는 악구에서 곡은 조용하게 끝난다. 이 악장 첫머리에 연주되는 혼의 호소하는 듯한 동기가 여기저기 교묘하게 사용되고 있다.
제3악장 비바체 논 트로포 a단조 2/4박자. 론도 형식.
이 악장은 전체가 340마디 가량 되나 관현악만의 부분은 다만 60마디 정도뿐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두 곡의 피아노 협주곡과 한 곡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헤아릴 때 그 구성과 효과면으로 보아 참으로 브람스의 8번째의 마지막 관현악곡의 종악장에 해당하는 역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곡은 독주 첼로가 연주하는 경쾌하고 사랑스러운 주제로 시작된다. 이것을 독주 바이올린이 되풀이한 다음, 곡은 템포를 낮춘 경과적인 부분을 지나 다시 템포를 되찾아 크레센도하여 ff에 이르면 전관현악이 용감하게 지금의 주제를 역시 a단조로 반복한다. 이것을 이어 받은 독주 악기의 화음, 목관의 가벼운 스타카토에 이어 독주 악기는 서로 어울려서 짧은 카덴차로 연주한다. 곧 이어 저음현의 느긋한 움직임에 실려 독주 첼로는 브람스가 특기로 한 (f단조 피아노 소나타나 교향곡에서 볼 수 있는) 친근감이 있는 민속 가요풍인 C장조의 부주제를 연주한다. 독주 바이올린이 이를 이어받아 박자는 2/4박자에서 3/4, 4/4로 계속 변하며 최후에는 다시 2/4박자로 돌아온다. 그 사이 독주 악기는 기교적인 경과구를 연주한다. 그리하여 현악기의 조용한 반음계적 하행의 흐름 위에 첼로, 이어서 바이올린이 높은 음의 플래절렛이 나타나면, 다시 a단조로 주제가 재현된다. 이것 또한 독주 악기로 연주되나 약간 변형된 형태이다.
이것이 사라지는 듯이 디미누엔도하여 관이 약간 머뭇거리듯이 약하게 종지 화음을 내고 잠깐 쉬면 갑자기 F장조로 밝게 행진곡풍의 용감한 리듬의 제2부주제가 독주를 동반한 현악기에 나타난다. 론도 소나타 형식의 말하자면 전개부에 들어간 셈이다. 곧 이것이 관현악으로 용감하게 되풀이되면 이번에는 처음에는 클라리넷과 파곳이(독주 악기는 부드러운 반주로 첨가되어 있다) 밝고 느긋한, F장조로, 이어 독주 악기는 쓸쓸한 a단조로 전조되어 제1부 주제로부터 유래된 새로운 선율을 연주한다. 지금까지의 긴장감은 여기에서 풀려진다. 이어 독주 악기의 아르페지오의 전조 경과구가 놓이며 pp가 된다. 다시 조금 쉬었다가 다시 전관현악단은 ff로 주제의 단편, 이어 제2부 주제 그리고 다시 주제의 단편을 연주하고 최후엔 플룻과 금관과 팀파니의 오르겔풍크트 위에서 다른 목관을 반음계적으로 하행 디미누엔도시켜 a단조에 도달한다. 이와 동시에, 독주 첼로로 주제의 재현이 시작되고 여기부터 재현부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처음과 같이 여기에는 전관현악에 의한 힘찬 반복이 계속된다. 그로부터 A장조로 제1부주제가 독주 악기에 나타나 앞에서와 같이 박자를 바꾸어 가며 진행된다. 그러나 2/4박자로 돌아오면 이번에는 주제의 재현이 되는 것이 아니라 템포를 조금 낮춘(포코 메노 알레그로) 코다가 된다. 여기서는 잔물결 같은 독주 악기의 음형 위에 관악기가 주제 동기를 몇 번이고 연주한다(현은 첼로와 콘트라바스가 오르겔풍크트를 연주 할 뿐이다) 그 후 바이올린과 비올라가 합세되고 독주 악기가 큰 파도와 같은 음계풍 패시지를 연주하면, 곡은 다시 처음 템포로 되돌아가고 주제의 변형을 a단조로 힘차고 경쾌하게 관현악으로 연주한다. 이어 바로 독주 악기도 함께 연주되며 종지감을 더욱 강조하며 그 정점에서 곡은 한마디의 팀파니의 트레몰로만이 된다. 기대를 조금 어긋나게 하지만 곧 힘찬 화음이 이어지며 전곡은 여기에서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