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지치(芝草) -주치

2012. 2. 11. 23:01건강 의료

지치(芝草) -주치

 

지치의 여름전초

 

지치는 지치과에 속한 다년생초본으로 지초(芝草)라고 불려 왔으며, 한겨울 밖으로 드러난 뿌리가 있다면 위에 쌓인 눈을 새빨갛게 물들여 땅의 피라는 지혈(地血), 뿌리가 짙은 자색이라 자근(紫根), 자초근(紫草根)으로도 불리우며, 전초(全草)를 자초(紫草)라고 부른다. 강원도에서는 지치를 주치라고도 부르고 있기도 하다. 지치는 옛적에 노란색과 붉은색의 염료를 얻었던 잇꽃(홍화꽃), 쪽빛 하늘이나 바다를 일컫는 쪽빛염료를 얻던 "쪽"과함께 지치보라(색)이라는 자줏빛염료를 얻었던 낮설지 않은 생활식물 이었다.  지란지교(芝蘭之交 : 芝=지초 지)라는 말도 있는데 지초와 난초는 둘다 향기있는 꽃으로, 지초와 난초같은 향기로 벗 사이의 맑고 깨끗하며 두터운 사귐을 뜻하며, 공자(孔子)에서 유래되어 명심보감 교우편에 나오는 4자성어이다.

 

400여년 전통의 전라남도 진도 특산물인 진도홍주(紅酒)는 지치를 넣어 만든 술 유명하다.

이렇듯 지치는 익숙하며 흔했던 식물인데 요즈음에 와서는 무슨 희귀한 초본을 새로 발견한 듯 무분별 채취로 씨가 말라가고 있으며, 갑자기 만병통치의 신비성으로 까지 소문이 나면서 졸지에 멸종의 길을 되 걷고 있는 비운의 식물이 되었다.

 

지치는 나무가 많지 않고, 경사가 있거나 물빠짐이 좋은 토양의 산이나, 민둥산 풀밭에 많았었는데 최근에 산림이 우거지면서 자생환경의 변화로 개체수가 오히려 줄게 되었다. 이 같은 자생조건으로 요즈음은 얼마 전에 산불이 났거나, 산림육성책으로 간벌했던 산에 다시 개체수가 늘기 시작 했었는데, 요즈음 급속히 줄어 구경하기도 힘들게 되어 버렸다. 모든 초목이 약이 될 수 있지만, 신비함으로 포장해서는 오히려 본질을 흐리게 되어 여러 문제가 뒤따르게 되고, 수습할 수 없는 상황까지 치닫게 될지도 모른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 볼 때 자연의 참모습을 알게 되며, 귀하고 천함도 없으며, 더럽고 깨끗함도 없고, 진짜와 가짜의 분별심도 없이 그냥 그 자리에 그렇게 무심(無心)으로 있을 뿐으로, 모든 인연과 더불어 무상히 변해갈 뿐이다.

 

자연과 지란지교로 공존하는 진정한 산꾼은 지치도 살고 나도 살아, 더불어 사는 자리이타(自利利他)의 마음으로 산에 오를 것이다. 요즈음 지치를 캐다보면 큰 것은 만나기 어렵게 됐는데, 지치의 약효가 자줏빛색소에 있다면 작은 것은 붉은색도 여려 캐어봐야 효과가 없을 것은 자명하다. 싹대가 한 두개 있는 것은 그대로 두고, 큰 것도 채취 후 줄기에 붙어있는 씨앗을 자생지에 뿌려주면 될 것이다. 오래된 지치는 싹대를 여러 개 올리는데, 많은 것은 8개도 넘게 있는 것이 있다. 작년의 묵은 대와 합치면 16개가 수북히 나있는데 막상 캐보면 기대에 못 미치고, 싹대가 많기보다는 싹대가 적더라도 줄기가 굵은 것이 뿌리도 큰 게 많다. 뿌리는 잘 끊어지거나 부러져서 온전한 뿌리모양으로 채취하기가 어렵고, 오래 된 것은 주근이 큰 드릴의 홈 모양으로 뒤틀려 곧게 밑으로 뿌리를 내리는데, 뒤틀린 나사홈 사이로 선명하게 붉은 자줏빛이 비쳐 섬뜩 할 때도 있다.

 

재배산은 주근의 뒤틀림 없이 직근(直根)으로 뻗어 매끈하고 수염뿌리가 자연산에 비해 많고, 검붉은 자줏빛보다는 밝은 홍색에 가깝고, 뿌리가 썩게 되어 2년 이상은 키우기 어려운 차이점이 있다.

 

주치를 캐면 손질하기도 쉽지 않은데 자줏빛색소를 보존해야 하므로 물에 담그거나 오래 씻으면 안 되고, 웬만한 것은 말려서 솔로 털고 아주 지저분한 것은 샤워기로 재빨리 세척해야 한다. 제일 좋은 잡질 제거방법은 에어컴프레셔를 이용해 압축공기로 불어내는 방법이지만 가정에서는 힘들다. 셀프 세차장 같은 곳에는 압축공기가 설치 된 곳이 꽤 있으니 이용해 볼만 하다. 지금 자색물감으로 쓰는 자초는 산야의 도처에서 나며, 음력 3월에 채근하여 그늘에 말려 술로 씻어(酒洗)쓴다 라고 나와 있으니 술로 재빨리 세척해도 될 것이다. 말릴 때도 술을 뿜어가며 말리고, 구증구폭 식으로 여러 번 뿌려가며 말린다.

 

지치는 음력3월의 봄과, 가을 겨울에도 채취가능 한데 잎이 떨어진 다음에는 가지에 붙어 있는 하얀색씨방으로 찾을 수 있다. 산림이 우거진 곳에서는 키큰나무인 낙엽송, 소나무등 침엽수 아래 잡풀밭에 나기도 하는데, 지치를 찾다보면 소나무 잔나비버섯 등을 간혹 볼 수 있다.

바위 많고 양지바른 능선 경사면의 풀밭에서도 눈에 띄는데, 줄기 윗부분에서 몇 개의 가지가 갈라져 나와 상부의 무게가 무겁게 되어, 어느 정도 자라면 줄기가 옆으로 눕게 되는 경우가 많다.

 

 

겨울 지치 씨방(좁쌀 크기의 눈처럼 흰 열매가 달린다)

 

 

지치를 차로 끓여 먹을 때는 물이 끓기 시작하고 넣어야 지치가 굳지 않고, 성분추출에 유리하다.

처음부터 물에 담가 끓이게 되면 생지치도 오히려 굳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동의보감에 나와 있는 지치의 약효는 성질은 차며(혹은 평하다고 함) 맛은 쓰고(혹은 달다고 함) 독이 없으며,

주로

    1. 다섯가지 황달(五疸 : 疸=황달 달)을 고치고,

    2. 소변을 통하게 하고,

    3. 배가 붓고(腫=종기 종) 배가 불러 차오름(脹滿 : 脹=배부를 창)을 치료하고,

    4.악창, 옴, 주사비, 어린아이의 홍역과 마마를 치료 한다고 소개되어 있다.

 

또한 痘瘡須用茸- 홍역과 마마에는 지치의 싹눈인 용(茸)이 아니면 안 된다는 말도 있으나, 이 자초용(紫草茸: 茸=무성할 용으로 새순을 뜻함)은 양기를 돋구나 두창을 유발한다는 주의사항도 있으니 참고 할 일이다.

지치의 사용에 있어 사용량에도 주의해야 할 사항은 소량사용하면 강심(强心)작용이 있으나, 다량사용하면 억제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약으로 쓸 때는 전문가의 진단 하에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지치는 면역억제작용과 전초추출물 실험결과 항체생성호르몬의 형성을 억제하고, 놔하수체의 무게를 줄이며 성장발육을 느리게하는 성분으로 황체호르몬 생성을 억제해, 피임효과와 갱년기증상치료에 응용하고 있다고 하니 사용량에 주의 하여야 한다.

 

여러 문헌에 소개된 지치의 쓰임새는

   염료용과 약용으로 뿌리를 사용하며,

   청열량혈(淸熱凉血),

   활혈(活血),

   해독(解毒)으로 항균, 항염작용

  건위, 강장, 황달, 개선, 익기, 해독, 해열, 대소변 소통원활, 청열, 종창, 화상, 동상, 습진, 물집 등에 

   사용한다

 

중국에서는 설암(舌癌), 위암, 갑상선암, 자궁암, 피부암 등에 사용하고 있으며,

북한에서도 암과 백혈병에 사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민간에서는 까마중(용규)이나 유황오리등과 함께 암치료에 민간요법으로 사용되며,

해독목적으로 중금속, 약물, 항생제중독, 주독에 쓰기도 하고

유근피와 함께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에도 사용하고 있다.

또한 소화불량에 밥맛없고 온몸이 나른하고 몸에 부기가 있을 때는, 생지치를 잘게 썰어 꿀을 넣어 이틀정도 오래 끓여 한 숟갈씩 수시로 먹는데, 꿀에 오래 끓이는 것은 지치의 찬 성질을 없애기 위해서라고 한다.

지치는 자외선 억제효과로 소아 아토피에도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다. 3~10g 정도를 달여서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차로 마실 때는 2g정도를 여과통 찻잔에 넣어 우려 마신다.

가루나 환으로도 이용가능하고 술도 많이 담근다.

술을 담그면 처음에는 홍자색이고 보름후면 서서히 흑갈색으로 되어 오래되면 약간의 찌꺼기와 함께 불투명한 진한 흑갈색으로 되는데, 이것으로 진도 홍주의 진품,가품의 구별법으로 삼고 계란흰자와 섞었을 때 푸른빛을 띄게 된다고 한다.

염료용으로도 지치를 채집하고 있어 멸종을 부추기고 있는데, 지치의 색소는 사코닌(shikonin)성분으로 야생지치는 3.12% 재배 지치는 2.64%의 색소가 있고, 재배지치 30kg의 뿌리에서 435mg 밖에 얻지 못해 세포배양방법으로 색소를 얻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지치는 치료약의 쓰임새가 많고, 제한사항이 많으므로 복용 시 주의해야 하며, 몸이 차거나 허약체질로 설사가 있는 경우는 복용금기로 되어있다.

 

 지초의 자줏빛은 소주의 도수가 높을 수록 잘 우러난다고 한다. 막 증류한 40~50도짜리 소주에 지초뿌리를 담그면 마치 상처 난 손가락에서 번져 나오는 피처럼 선명하여 섬뜩할 정도이다. 지혈(地血)이란 이름이 실감난다. 약초비율은 홍주 1리터당 지치생근 500g으로 한 근에서 좀 빠지는 양이니, 집에서 지치 담금주를 만들 때 참고하면 된다.

지치술은 도수가 높은 술에 담가야 좋은데 진품은 방바닥이나 천 같은 것에 묻으면 색깔이 안 지워지니 흘리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 

 

지치꽃





 


출처 : 聚緣
글쓴이 : 염화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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