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 11. 22:42ㆍ건강 의료
화살나무 [귀전우, 홑잎나무]
한여름의 화살나무
화살나무는 노박덩굴과에 속하는 낙엽지는 나무로, 귀전우(鬼箭羽), 위모(衛矛), 혼전우(魂箭羽), 신전(神箭) 등의 한자명이 예사롭지 않은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일본에서는 화살나무의 단풍이 붉은비단 같이 곱다하여 금목(錦木) 이라는 고운 이름으로 부르고, 세종 때 편찬된 <향약채취월령>의 9월채에는 위모향명건대회(衛矛鄕名件帶會)라 하여 위모(화살나무)의 시골명은 건대회 라고 나와 있는데, 대(帶)는 띠를 뜻하고 <회>는 화살나무의 옛말로 한자의 회(會)로 표시한 듯하다. 회닢나무, 홑잎나무로도 부르고 있다. 일부 지방에서는 햇닢나물로도 많이 부르기도 한다. 화살나무는 초록색의 어린가지에 갈색의 코르크(Cork)질 날개(羽: 깃 우)가 2~4방향으로 달리고, 이 모습은 화살대 깃을 연상 시키므로 초심자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 날개를 모아서 약으로 쓰고 뿌리껍질도 약용하는데, 뿌리껍질에는 두충나무 껍질의 흰실같은 고무질성분이 있고, 쿠타페르카와 비슷한 고무질로 알려져 있다. 옛적 두충의 약재값이 비싸 서민들이 엄두를 못내던 시절 두충과 비슷한 이 물질로 인하여, 두충대신 사용한 적도 있다고 한다. 약으로 쓸 때는 날개깃만 따서 쓴다고 되어 있지만, 지금은 날개가 붙어있는 가지를 일정한 크기로 잘라 사용하고 있다. 날개의 코르크질 주성분은 수베린(suberin)으로 탄닌산도 포함하고 있어 텁텁한 맛도 있다.
화살나무의 싹눈
화살나무는 성질이 차고 맛은 쓰며 독이 없고(無毒), 약리작용은 지혈(止血), 구어혈(驅瘀血: 어혈을 풀음), 통경(通經:월경이 원활 하도록 함)작용으로 치풍(齒風), 광증(狂症), 통월경(通月經), 지혈증(脂血症), 대하(帶下), 낙태(落胎), 통유(通乳), 복진통(腹鎭痛), 촌충(寸蟲), 요통(腰痛), 자궁출혈(子宮出血)등의 부인병( 婦人病)치료에 사용해 왔으며, 참선, 단전호흡 등의 수행시 상기증(上氣症), 사(邪)와 귀(鬼)가 침범하여 생긴 귀신들린 병치료에도 사용해 왔다고 한다. 실제로 사(邪)와 귀매(鬼魅: 귀신과 도깨비) 들린 데에 쓰는 처방으로 살귀오사환(殺鬼五邪丸)이라는 처방에는, 역시 귀신을 쫓는 복숭아 나무가지 등과 함께 귀전우가 들어가고 여러 가지 사기를 치료하려면 귀전우를 태우거나 달여 먹는다고 <본초>에 기재되어 있다. 귀전우(鬼箭羽)라는 이름도 귀신을 쏘는 화살 이라는 뜻이 있고, 위모(衛矛)도 귀신이 던진 창(矛:창 모)을 막아 낸다는 뜻이 있다고 한다.
금기사항으로는 임산부는 강한 구어혈작용으로 낙태위험이 있으므로 복용을 금하며, 아이를 낳은 후에 생기는 산후 어혈통, 혈붕, 대하, 풍독증에는 유효하다고 하니 출산 후에는 좋은 약으로 된다. 반드시 임신 중일 때와 출산 후의 구분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가지의 날개깃을 이용할 때는 두 컵 반의 물에 10g정도를 넣고 끓여 3~4회 나누어 마신다.
4월초순 경 벌어지기 전의 잎을 따서 귀전우 잎차 재료로 쓴다.
고문헌에 기재된 약효를 알고 현대적인 쓰임새를 살펴보면 좀더 효율적인 이용을 할 수 있고, 화살나무는 각종암과 당뇨병에도 효과적으로 밝혀져 있다. 화살나무의 어린잎은 홑잎나물이라 부르는 맛있는 산채나물이고, 잎이 피기전의 잎 싹은 귀전우차 라고 하여 고급차에 속한다. 금전적 가치를 떠나 귀전우 잎차를 먹어왔던 사람들은 어쩌다가 막 피어나려는 찻잎을 시기를 놓쳐 채취하지 못하면, 한동안 못내 서운한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는 것이다. 잎망울이 비어져 나온 것을 확인한 후 조금 더 있다가, 잎이 펼쳐지기 전에 따게 되는데, 4월초의 2~3일간 밖에 시간이 없게 되니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찻거리잎은 3~4번 덖어야 쓴맛이 줄면서 단맛이 생겨 맛이 좋게 되는데, 자극적이고 풋내를 즐기는 사람은 그늘에서 말려 쓰기도 한다. 맛은 조릿대차의 담백한 맛에 단맛과 비린 듯한 맛이 섞여 있고 혀밑의 여운이 길다. 여름에 무성하게 달린 잎으로 차를 만들면 메슥거림과 설사가 생길 수 있다 물한컵(200cc) 분량에 2g 정도를 2~5분간 우려서 마신다.
귀전우의 어린잎인 홑잎나물도 맛있는 산채 중의 하나로, 데치거나 밥 뜸 들일 때 밥 위에 얹어 쪄서 무쳐먹거나, 비빔밥으로 간장이나 고추장에 비벼 먹으면 한겨울 동안의 냉기로 인한 어혈을 풀어내면서도 별미가 된다.
생물학자들에 따르면 화살나무의 날개깃은 자구책으로 생겨났다고 한다.
화살나무의 잎은 새순이 부드럽고 풍성하며, 나무의 키도 3m 이내로 작아 토끼 등의 초식동물의 좋은 먹이가 되다보니, 자구책으로 날개깃을 붙여 굵게 보이도록 하여 초식동물들이 보기만 해도 질리게 진화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홑잎나물은 토끼, 노루뿐만 아니라 만물의 영장도 좋아 하는데, 그 중에서도 아주머니 속에 속하는 여자 분들이 아주 좋아한다. 화살나무의 어혈을 몰아내는 구어혈 작용이 뛰어나 생리불순에 좋으므로, 홑잎나무가 많은 동네는 여자들이 아이를 잘 낳는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이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좋아하게 되는 것인지 모른다. 식품공전에도 홑잎나물은 식품원료로 등재되어 있는데, 어린잎으로 되어 있으니 시기가 지난 억센 잎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화살나무의 황록색 꽃은 5월에 피고, 꽃받침 조각, 꽃잎은 4개로 10월에 열매가 익는다. 열매는 모아서 진하게 달여 피부병 등에 바르는 약으로 외용했다고 한다. 산기슭이나 바위너덜지대 등의 양지쪽에서 만나는 화살나무는 보통 날개깃이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대별되는데, 동속의 비슷한 나무가 몇 가지 더 있고 구별은 열매의 모습으로 한다. 열매가 둥글고 5개의 능선으로 갈라지면 참회나무, 5개의 날개가 붙어 있으면 회나무, 4개의 긴 날개 끝이 휘어 있으면 나래회나무, 열매에 날개 없고 4개 능선이 벌어져 있지 않으면 참빗살나무이고, 잎에 털이 있는 것은 털화살나무라고 한다. 모두 화살나무와 같이 쓴다.
화살나무는 가을단풍도 볼만하고, 겨울에는 가지의 날개깃에 쌓인 눈꽃인 설화도 일품이다. 빨갛게 달린 열매도 관상가치가 높아 최근 정원의 조경수로 인기가 좋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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