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13. 13:22ㆍ듣고싶은 곡
- 산(山 ) -
<산구름님의 사진>
花開花謝春何管 꽃 피고 꽃 진들 봄이 어이 관여하며,
雲去雲來山不爭 구름 가고 구름 옴을 산은 다투지 않네.
<金時習 乍晴乍雨>
<산구름님의 사진>
알 수 없는 것이 산이다. 산(山)은 멀리서 보면 산형(山形)이 있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서면 산의 형상은 자취를 감춘다. 동삼동 쪽에서 봉래산(蓬萊山)을 본다. 남으로 내린 줄기는 코끼리 모양, 등줄기는 흡사 누에를 닮았다. 용호동 쪽에서 영도(影島)를 보면 한 마리 푸른 학(鶴)이 나는 형상(形相)이라 청학동(靑鶴洞)이란 명칭도 붙었다 한다.
그러나 그것은 풍수가(風水家)의 이론인 형국론(形局論)의 하나다. 영도 봉래산(蓬萊山)은 본디 절영산(絶影山), 고갈산(古碣山)으로 등장한다. 고갈(古碣)의 ≪碣≫字가 “동해바다에 떠 있는 신령스런 섬”이니 삼신산(三神山)의 하나인 봉래(蓬萊)를 뜻한다. 청학(靑鶴), 영선(瀛仙), 영주(瀛洲)도 모두 거기서 기인한 것이다.
산(山)은 묘(妙)하다. 깊이 들수록 산의 모습은 간 데 없다. 거석(巨石)이나, 숲, 계곡, 그리고 거목(巨木)을 보고 다들 산(山)이라 한다. 나이든 할머니는 옛 부터 하던 대로 큰 바위보고 아들 딸 점지해 줄 것을 빈다. 기자암(祈子巖)이다. 큰 나무나 숲은 옛 부터 신령(神靈)하여 또한 외경(畏敬)의 대상(對象)이었다.
산(山)을 보는 느낌이 이럴진대, 하물며 소우주(小宇宙)인 사람을 함부로 평(評)하기가 겁난다. 반려(伴侶)인 안사람도 알 수 없다. 그녀의 눈에 비친 나는 과연 몇 점짜리 남편인지?‘집에 못 쓰는 물건 하나씩 들고 나오랬더니 모두 남편 데리고 왔다 ’는 우스개도 있다.
너무 가까이 있으면 산(山)이나 사람의 진면목(眞面目)을 볼 수 없다. 조금 거리를 두고 보면 참 모습이 보일까? 깨치지 못한 중생이 보는 것이란 모두가 허상(虛相)이라 했다. 실상(實相)을 찾아 애써봄이 어떨까?
산책길에 벚나무 곁가지를 휘어봤다. 벌써 나뭇가지에 물오름을 느낄 수 있다. 계절 따라 변화는 산의 모습이나 지켜보자. 그리고 가는 세월에 나머지 인생도 걸어두자. 기다리지 않아도 봄은 우리 곁에 왔다. 그리고 예전에 그랬듯 또 그렇게 봄날은 간다.
<영도 봉래산의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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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
양주동詩-박태준曲-Bar.윤치호外
산길을 간다 말없이 홀로 산길을 간다 해는져서 새소리 새소리 그치고 짐승의 발자취 그윽히 들리는 산길을 간다 말없이 밤에 홀로 산길을 홀로 산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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