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m' No. 5 in C minor ("Fate"), Op. 67 data & makeup-shomron
Symphony No. 5 in C minor ("Fate"), Op. 67
1. Allegro con brio 7:22
2. Andante con moto 10:00
3. Allegro 5:09
4. Allegro 10:51
Composed by Ludwig van Beethoven Performed by Wiener Philharmoniker Conducted by Carlos Kleiber
Original Release: 1995 Release Date: 01/23/1996 Label: DEUTSCHE GRAMMOPHON
푸르트뱅글러의 `합창`에 육박하는 충격적인 연주였지만, 발매 당시부터 오늘날까지 끊임없이 논란의 여지를 남겨온 음반. 클라이버의 정확한 프레이징과 과감한 관악기의 사용, 총주와 피날레의 웅장한 파워 등이 기존의 개념을 완전히 새로 정립했다. 이에 버금가는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음반은 LP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그리 흔치 않을 터이다.
베토벤의 Symphony No. 5 in C minor op. 67 의 특징들
흔히 "운명"이라는 부제로 알려진 베토벤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곡이다.
하지만 이 부제는 베토벤의 다른 교향곡들, 3번 '에로이카', 6번 '전원', 9번 '합창'과 같이 정식으로 작곡자가 붙인 이름은 아니다. 이 곡은 C단조로 쓰여졌기때문에 서양에선 주로 '베토벤의 C단조 교향곡'으로 불려지며 'Fate' 라는 부제를 붙이는 것은 드물다. 이 베이직 클래식 코너는 흔히들 '클래식'이라 부르는 서양고전음악을 듣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법한 곡을 소개하는 란이며 베토벤의 교향곡 5번이 그 첫 테입을 끊었다는 건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이 곡은 너무 유명하고 보편적이어서 음악을 좀 들었다하는 사람들은 애써 이 곡을 언급하기를 피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몰라서도 안될 필수적인 곡이다. 본격적으로 클래식 음악을 들어보기로 결정하셨다면 다른 주변적인 곡이 수록된 음반보다도 수영을 배우기 위해 수영장에 뛰어든다는 생각으로 이 베토벤 5번에 도전해볼 것을 권한다.
이 곡은 베토벤이 처음 시도부터 완성까지 약 6년간 온 힘을 기울여 베토벤 자신의 인생관을 투영한 걸작중의 걸작이다. 그가 38세되던 1808년에 완성됐는데 아직은 젊은 베토벤의 도전, 거센 숨결, 갈등, 슬픔, 좌절과 그 좌절을 딛고 성숙된 자아로 발전하고자 하는 그의 의지가 엮여져 있다. 고뇌를 통한 자아확립의 의지와 그 성취에의 기쁨을 그대로 음악으로 나타낸 것이라 하겠다.
이 교향곡에 대한 유명한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함으로써 이곡이 당시 음악계에 던져준 충격을 추측해볼까한다. 작곡가 베를리오즈의 '회상록'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있다.
베를리오즈의 스승이면서 프랑스의 저명한 음악교수인 르쥐외르(Lesueur)는 학생들 사이에 굉장한 인기를 누리고 있던 베토벤을 애써 외면하고 있었다. 하루는 베를리오즈의 성화에 못이겨 C단조 교향곡이 연주되는 음악회에 가게 되었는데, 연주가 끝난 뒤 베를리오즈는 그의 의견을 듣고 싶어 그에게 달려갔다.
"어땠습니까, 선생님?" "우선 바람을 좀 쏘여야겠어, 굉장하군. 모자를 쓰려고 했을 때 내머리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였어. 지금은 아무 말도 할 게 없네. 다음에 얘기하세."
다음 날 베를리오즈가 그를 방문했을 때, 그는 그 때의 감동을 얘기하면서도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그런 음악은 더 이상 작곡되서는 안될꺼야."
베를리오즈가 대답하기를,
"물론입니다, 선생님. 다른 사람이 그런 음악을 작곡할 염려는 조금도 없습니다."
구성과 악기편성
전형적인 교향곡처럼 모두 4악장으로 되어있다.
제 1악장: Allegro con brio C단조 2/4박자
소나타 형식으로 서두는 '이처럼 운명이 문들 두드린다'라고 베토벤이 말했다고 후에 베토벤의 제자가 전하는 유명한 '따따따 딴' 4개의 음으로 시작된다. 그 단순한 주제가 어떻게 변화하여 갖가지 형태로 변화하는 가를 들어보시라. 흔히들 베토벤 교향곡 5번은 1악장만이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오해를 초심자들은 가지고 있다. 2악장부터 4악장까지 1악장에서 보여준 그 운명과도 같은 고뇌가 어떻게 승리와 환희로 이어지는지가 실은 이 곡의 핵심이다.
제 2악장: Andante con moto Ab장조, 3/8박자
두개의 주제를 가진 자유롭고 아름다운 변주곡이다.
제 3악장: Allegro C단조 3/4박자
스케르쪼 악장으로 1악장의 주제가 다시 나타나 구조의 견고함과 통일감을 준다. 3악장은 끊이지 않고 바로 4악장으로 이어지면서 곡의 큰 클라이막스를 만든다.
제 4악장: Allegro C장조 4/4박자
소나타형식으로 전악장들의 주제를 여기에 한번 더 회상시키면서 곡 전체를 유기적으로 확고히 연결시킨다. 프레스토로 끝나는 마지막 코다까지 운명을 이겨낸 환희를 표현함에 부족함이 없다.
플룻 2, 오보에 2, 클라리넷 2, 파곳 2, 호른 2, 트럼펫 2, 팀파니, 현 5부, 그리고 4악장에서만 피콜로, 콘트라파곳, 트럼본 3이 추가된다. 이들 악기소리를 주의깊게 들어보면서 음색의 차이로 구별해보는 것도 좋다.
추천음반
이 곡의 추천음반을 대라는 말만큼 리뷰어에게 부담스런 질문도 드물것이다. 누가 어떤 음반을 듣고 나름대로 얻은 바가 있어 추천했을 때, 다른 사람이 그의 추천을 따라 그러한 것을 얻었다면 그것이 추천의 성공일 것이다. 필자의 추천은 그런 맥락으로 보아주셨으면 한다.
이 곡의 명반으로 흔히들 꼽는 연주로는 C. 클라이버, 푸르트벵글러, 토스카니니, 카라얀, 라이너, 아르농쿠르, 가디너, 브뤼헨등이지만 그외도 상당히 많다. 잠시 이들 음반에대해 언급해보면, 푸르트벵글러는 그야말로 최고의 베토벤 지휘자로 그가 죽자 "이제 누가 베토벤을 지휘할 것인가"라고 칼 뵘은 말했다한다. '푸르트벵글러의 베토벤 5번'이라는 말로써는 어떤 연주를 말하는가가 불명확할 만큼 푸르트벵글러는 베토벤 5번만도 여러장의 음반에서 다양한 해석을 보여주고 있다.
그중에서도 그의 베토벤 5번의 정수는 1943년 2차 세계대전중에 녹음된 연주일것이다. 폭발하는 금관과 무시무시한 팀파니는 듣는 이를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클라이버의 DG음반은 특히 1악장이 스피디하면서도 박력에 넘쳐서 많은 애호가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4악장으로 갈 수록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카라얀은 세련된 연주로 특히 60년대 녹음된 베를린 필과의 녹음(DG)이 완성도가 높다. 하지만 시종일관 빠른 템포로 일관하여 베토벤만의 감동을 찾기는 힘들다.
작곡당시의 연주 스타일을 지향하는 정격연주로는 아르농쿠르(TELDEC, 트럼펫만 고악기), 뒤이은 가디너(ARCHIV)의 음반보다 브뤼헨과 18세기 오케스트라의 PHILIPS 음반을 추천한다. 전체와 세부를 아주 세심하게 다듬어서 아기자기하면서도 4악장에선 푸르트벵글러를 연상시키듯 엄청난 빠르기를 보여준다.
위에서 언급한 음반들이 모두들 지명도 있는 명반들이지만, 이들의 연주를 듣고 있노라면 베토벤의 교향곡 5번이 아닌, 클라이버의 5번, 푸르트벵글러의 5번, 아르농쿠르의 5번으로 들려진다. 그래서 필자는 위의 음반들은 후에 들어보시라고 말하고 싶고 맨처음 들어봄직한 베토벤 5번의 추천음반으로 뵘과 빈 필이 연주한 1970년대 음반을 꼽고 싶다.
뵘 특유의 조금 느린 템포에 뼈대가 튼튼하여 안정감 있는 연주로 이 연주를 듣고 있으면 어느덧 뵘은 머리속에서 사라지고 베토벤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역시 뵘이군"이 아니라 "역시 베토벤이야!"라는 감탄사가 나온다. 악보를 충실히 따르면서 그 속에서 잔잔한 감동을 줄 수 있는 연주. 적어도 베토벤 교향곡 5번 만큼은 베토벤 오직 그만을 떠오르게 하는 연주를 한번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하지만 아쉽게도 뵘/빈 필 (DG)의 이 음반은 Tape, LP로는 쉽게 구할 수 있지만, CD로는 프랑스 DG에서 2CD씨리즈로 발매된 것외에 본사정식발매 음반이 없다. 하루빨리 DG에서 정식으로 발매됐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베토벤운명교향곡 5번 '운명' 에 대하여
1828년 어느 날 파리 국립 음대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 대학의 대 강당에서는 베토벤의 제 5번 교향곡이 연주되고 있었다. 많은 음대 교수들과 유명한 작곡가, 지휘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 위대한 작곡가의 걸작품이 연주되게 된 것이다. 다음은 이 대학의 교수였던 브리엔느씨가 이 연주회에 참석하였다가 그의 자서전에 남긴 글 한 도막이다.
“나는 그날 이 유명한 음악가의 작품 연주에 초대를 받고 좌석에 앉았습니다. 드디어 장쾌한 음악의 연주가 시작되자 청중들은 숨을 죽이고 빠져들었습니다. 드디어 음악회가 끝났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박수를 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박수 칠 생각을 그만 잊어버린 것입니다. 한참 후에 누군가가 박수를 치기 시작하자 드디어 청중들이 박수를 치기 시작하여 나도 박수를 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나는 집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모자를 집어 들고 머리를 찾으니 머리가 어디에 붙어 있는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곡이 [운명]이라는 별칭으로 널리 알려진 까닭은 다음과 같은 에피소드 때문이다. 그의 제자이며 베토벤의 전기(傳記)로서 유명한 신틀러가, 하루는 이 곡의 제1악장 서두에 나오는 주제의 뜻을 물었더니 베토벤은, [운명은 이렇게 문을 두드린다.]하면서, 힘찬 몸짓까지 하였다고 한다. 그 뒤에 이 교향곡은 [운명]이라는 참으로 극적(劇的)인 제목으로 불리게 되었고, 또 그것이 인기를 높이는 큰 원인이 되고 말았다. 물론 그것은 베토벤의 비통한 생애와 너무나도 잘 통하는 말인 때문이기는 하지만, 그런데 이 [다다다다-] 하고 두드리는 동기(動機)는, 베토벤이 비인의 공원을 산책하다가 들은 새소리를 소재로 한 것이라고 하지만, 그가 새삼스럽게 발명해 낸 것은 아니다.
교향곡 속에서 하이든이나 모차르트도 이미 썼던 것이다. 게다가 이 4개 음부(音符)의 움직임이라는 것이,실은 아무 변화도 가락도 없는, 말하자면 아무 데나 뒹굴고 있는 돌무더기같은 것이어서, 그것만으로는 아무 가치도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훌륭한 계산에 의해, 전곡을 통하여 완벽한 구성을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극적(劇的)인 장대(壯大)한 음의 확산(擴散)이 되어서 만인을 한결같이 감격케 한다. 정히 하나의 경이(驚異)라 아니할 수 없다.
음악학자 리틀러는 이렇게 말했다. [이 교향곡은 끝악장을 목표로 진행되며, 전체가 그렇게 계획된 것만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이 분석은 옳다. 왜냐하면, 제 1악장 서두의 [다다다다-]라는 모티프가 이 악장만으로써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제 3악장에서도, 제 4악장의 재현부 직전에서도 변형되어 나타나서 전 악장을 튼튼히 결합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1882년 파리에서 이 곡이 연주되었을 때, 한 노병은(老兵)은, [이것은 황제(皇帝)다.]하고 외쳤다고 한다. 그런 뒤에 한때는[황제교향곡]으로 불린 적도 있었다고 한다.
슈만은 이 곡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아무리 들어도, 마치 자연의 현상처럼 외경(畏敬)과 경탄이 새로와진다. 이교향곡은 음악의 세계가 계속되는 한 몇 세기(世紀)고 간에 남을 것이다.]
베토벤이 이 곡을 작곡한 것은 1808 년(38세)이다. 작곡에 착수한 시기는 분명치 않지만, 대개[제 3번-영웅]을 완성한 직후인 1804 년 무렵부터 진지하게 손을 댄 것 같다. 그러나 일설에 의하면 1795 년(25 세) 무렵의 노우트에 이 곡의 선율이라고 생각되는 대목의 스케치가 있다고 하니, 통산하면 약 12 년이나 걸린 셈이 된다. 이런 점을 보면 베토벤은 정말로 신중파(愼重派)다.하기는 그랬으니까 이같은, 하나의 음도 허실이 없는, 견고하고 정밀한 구성을 갖춘 걸작이 이루어졌지만.
[암흑에서 광명으로!]---이것은 평생을 통한 베토벤의 신조였는데, 그것이 작품성에서 보다 힘차고 감동적으로 표현된 것이 이 [제 5 번]이다.
베토벤의 교향곡으로서 보다 장대(壯大)하고, 보다 울림이 좋고, 보다 정돈된 곡은 이 곡 말고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의 의지의 응결(凝結)이라는 면으로 볼 때는 이 [제 5번]이 단연 대표적이다. 이제 우리에게 있어서는 베토벤=[운명], [운명]=베토벤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그런데 요즘 외국에서는 [운명]이라는 별칭을 쓰지 않고 그냥 [제 5번]만으로 표시한다. 레코드를 보아도 역시 그렇다. [제 3번] [제 6번] 등은 뚜렷이 [Eroica], [Pastoral] 등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유독 [제 5번]의 레코드 자켓에는 아무 표지가 없다.
그 이유는 [영웅]이나 [전원]은 베토벤 자신이 붙인 명칭인데 반해서, 이 [제 5번]에 대해서는 [운명은 이렇게 문을 두드린다]고 말했다는 데서 후세에 [운명]이라는 별칭이 생겼기 때문인 듯하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별칭이 너무나도 사랑을 받고 있어서, [운명]이라 해야 곧 알지, [제 5번]이라면 빨리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되어 있다. 언젠가는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인 줄 안다. 굳이[운명] [운명]하고 강조하지 않더라도 마음을 가라 앉혀서 조용히 듣고 있노라면, 높고 두꺼운 운명의 벽을 하나하나 넘어서 가시밭길을 돌진하는 베토벤의 모습이 저절로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