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26. 06:59ㆍ듣고싶은 곡
Sergei Vasil'yevich Rachmaninov (세르게이 바실리예비치 라흐마니노프, 1873∼1943, 러시아)
Piano Sonata No.2 in B flat minor, Op.36
Vladimir Horowitz, Piano (피아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1903~1989, 우크라이나 → 미국)
Compiled by <http://blog.daum.net/seonomusa>
개관 세르게이 바실리예비치 라흐마니노프(Sergei Vasil'yevich Rachmaninov,1873∼1943, 러시아)의 대곡 중 하나인 1913년에 쓴 이 작품 ‘두 번째 피아노 소나타 작품 36’은 그의 원숙미를 잘 담고 있다. 이 곡은 추진력과 극적 효과, 깊은 서정성, 기교, 복잡한 폴리포니(polyphony), 복합적 구성뿐만 아니라 3개의 악장 사이에 주제적 관련성 또한 내포하고 있으며 나아가 라흐마니노프의 후기 작품들에 나타나는 이성적 침착함을 담아낸다. 여기에서는 4년 전에 작곡한 3번째 피아노 협주곡(D단조, 작품 30)에서와 마찬가지로, 주제에 관한 아이디어들이 미묘하게 변형을 거듭하며 악장과 악장 사이의 연관성을 유지한다. 이 작품은 초절정의 기교를 요구하는데 이것은 연주자에게나 청중에게 매력적인 요소가 된다. 이 작품이 유기적 통일성을 가진 매력적인 피아노곡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라흐마니노프는 이 소나타에 만족하지 못했다. 그는 곡의 길이를 줄이는 한편 과장된 폴리포니의 사용을 피해 구성을 간결하게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작품을 편집하는 데 그다지 뛰어나지 못했다. 1931년에 나온 수정 버전은 한층 간결하고 구성에 있어 투명했지만, 본래의 버전이 장황하다는 평을 받은 데에 이어 이 버전은 중요한 부분을 너무 많이 잘라냈다는 평을 받았다.
<음악 칼럼니스트 박제성의 글을 텍스트로 하고, 해설서(세광음악출판사)와 음악 사이트의 글을 참고, 이하 같음>
전곡 이어듣기 (런던 공연) Vladimir Horowitz, Piano 악장별 감상
제2악장 논 알레그로(Non allegro),렌토(lento) E단조, 12/8박자, 3부 형식: 서주를 갖고 있는 ‘A-B-A’의 3부 형식으로 중간부에서는 피우 모소로 호소하는 듯한 악상이 전개되고 다시 원래의 조용함으로 돌아간다. 특히 부드러운 하강 음향의 선율이 2악장의 서주를 장식하는데 D장조에서 E단조 렌토(lento)로 변화하는 모습은 대단히 몽상적인 효과를 나타낸다. 낭만적인 G장조를 거친 뒤 다시 E단조의 주제로 돌아오며 이 악장은 클라이맥스를 갖게 된다. 첫 악장에 등장하는 첫 하강 멜로디 주제나 부드러운 두 번째 D장조 주제를 연상케 한다는 점에 있어서 이 두 번째 악장은 1악장에 대한 회고라고도 말할 수 있다. 마지막은 다시 첫 번째 Non Allegro로 돌아가며 끝을 맺는다.
제3악장 알레그로 몰토(L'istesso tempo; Allegro molto), 아타카 수비토: 2악장과 서주가 조성만 B플랫 장조로 바뀐 채 그대로 사용된 짧은 서주 뒤에 스펙터클하고 웅장하기 그지없는 3악장 Allegro molto가 시작된다. 자유로운 랩소디풍의 종곡이다. 개선 행진곡을 연상시키는 1주제가 악장 전체를 걸쳐 전조를 통해 수차례 등장하는데, 알레그로 몰토의 제1주제가 건반을 때리는 듯이 나오고 그것이 일단 진정된 부분에서 포코 메노 모소의 제2주제가 된다. 지극히 낭만적인 리리시즘(lyricism)을 담고 있는 두 번째 주제는 첫 주제와 함께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고. 피아니스트의 강한 에너지와 고도의 테크닉을 요구하는 마지막 재현부에 이어 압도적인 승리감에 도취된 B플랫 장조의 화성으로 끝을 맺는다.
모든 장르에서 뛰어나고자 노력했던 라흐마니노프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들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역시 피아노 음악이다. 근본적으로 그의 스타일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예를 들어 피아노 협주곡은 라흐마니노프가 가장 몰두했던 장르인 반면, 실내악이나 오페라에는 거의 힘을 쏟을 여력이 없었다. 그가 가장 자신 있어 했던 장르인 교향곡과 협주곡, 피아노 소나타와 가곡에서도 그 안에는 성공작과 실패작이 공존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그가 작곡기법과 내용에 있어서 한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고 다양하고 과감한 시도를 꾸준하게 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뛰어난 피아니스트이기도 했던 그는 피아노 소나타 장르에서 자신의 모든 재능을 쏟아부으며 정성을 들였다. 커다란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 코렐리나 쇼팽 주제에 의한 변주곡들과는 달리, 유독 두 곡의 피아노 소나타는 순탄치 않은 운명을 갖고 태어났다. 우선 파우스트 전설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을 표현한 <소나타 1번 Op.28>은 너무나 길고 내용이 난해하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알려지는데 실패했다. 아직까지도 이 작품은 명쾌하고도 뛰어난 해석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뒤이은 <소나타 2번>은 표면적으로 성공을 거둔 듯 했지만 그 음악적, 구조적인 측면에 있어서 완전하지 못했던 만큼 라흐마니노프를 비롯한 후대 연주가들은 이 작품에 대해 머리 아픈 고민을 계속 해야만 했다.
1909년 라흐마니노프는 처음으로 미국으로 연주회 여행을 떠나 이듬해에 되돌아왔고, 이 무렵 이바노프카에 있는 아름다운 별장을 소유하면서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 작곡가로서 열정적인 활동을 펼칠 수 있었다. 특히 1909년부터 1917년(러시아혁명이 발발) 사이는 그가 조국 러시아에서 보낸 마지막 시기로서 가장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친 시기였다. <피아노 협주곡 3번>(1909년)을 비롯하여 <전주곡 Op.32>와 <회화적 연습곡 Op.32와 39>, <합창 교향곡 ‘종’>과 <피아노 소나타 2번>이 바로 이 시기의 대표작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1913년에는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로마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애드가 앨런 포’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 ‘종’을 작곡하기 시작했고 이바노프카에 돌아온 뒤 작품을 완성, 그해 겨울 모스크바에서 초연을 가졌다.
이와 같은 시기 그는 이 작품 <피아노 소나타 2번>을 작곡하기 시작하여 그 해 11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작곡가 자신이 직접 초연을 했다. 이 작품은 라흐마니노프와 같은 모스크바 음악원 출신의 동창인 피아니스트이자 로스토프 아카데미의 원장인 마트베이 프레스만(Matvey Presman)에게 헌정되었다. 그러나 이 작품이 장황하다는 평을 들었던 라흐마니노프는 1931년 여름 이 소나타를 대대적으로 개작하게 되었다. 중복되는 음과 복잡한 성부를 생략하여 간소화하는 과정에서 120여 마디에 이르는 부분들을 삭제했고 일부 화성을 변화시켜 선율이 더욱 뚜렷해졌으며, 특히 악장들의 발전부에서 많은 패시지의 텍스추어를 새롭게 다듬은 한편 부분 부분을 새롭게 작곡했다. 라흐마니노프가 음악학자인 알프레드 스완(Alfred Swan)에게 보낸 편지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담겨 있다.
“제 초기 작품들을 다시 들여다보니 과잉된 부분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 2번 소나타에서도 너무 많은 성부가 동시에 열려 나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길이가 너무 길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Op.35는 19분 남짓 하지만 모든 것을 완벽하게 이야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베토벤과 슈만, 리스트와 쇼팽의 뒤를 잇는 대작 소나타를 염원했던 라흐마니노프는 총 25분이 넘는 연주시간을 필요로 하는 오리지널 버전을 대폭적으로 줄여 20분에 채 미치지 않는 정도의 시간으로 줄이게 되었다. 그러나 이 개정판 또한 음악의 윤곽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 오리지널 버전의 중요한 부분을 너무 많이 삭제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게다가 전조부도 어색하며 양식적인 측면 또한 지나치게 절제했다는 평가 또한 그를 괴롭혔다. 그리하여 라흐마니노프는 자신의 레퍼토리에서 아예 이 작품을 삭제해 버리기에 이른다.
그러나 정작 이에 대한 돌파구는 자신이 아닌 라흐마니노프가 자신의 정신적, 예술적 후계자로 생각했던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Vladimir Horowitz),1903~1989, 우크라이나 태생의 미국 피아니스트)에 의해 만들어졌다. 1940년 작곡가의 동의를 얻은 호로비츠는 이 두 종류의 버전의 장점을 한데 섞은 버전을 만든 것이다. 그가 평생토록 즐겨 연주했던 약 22분 정도의 길이의 이 혼합버전은 작곡가의 두 가지 버전에 대한 훌륭한 대안으로서, 현재에는 소수의 피아니스트들이 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고 연주가의 관점에 따라 각자 조금씩 변형된 버전을 사용하기도 한다.
아무튼 이 소나타는 라흐마니노프의 작품 가운데 가장 팽팽하게 짜인 곡이다. 알레그로 모데라토는 전방으로 분출되는 무시무시한 음의 급류로 시작한다. 폭포처럼 쏟아지는 종소리와 리드미컬한 음의 상호작용은 확실히 라흐마니노프의 낭만적 피아니즘의 정수를 보여준다. 렌토의 잊을 수 없는, 어슴푸레한 아름다움은 깊은 열정과 여물지 않은 슬픔을 전해주었던 2번 교향곡 3악장의 잔향이 느껴진다. 알레그로 몰토는 기교적인 악구들을 불태우고 음들을 쏟아놓으며 1악장의 분산된 주제들을 여러 번 내어놓는다. 그러나 작품에 흐르는 곡조의 시정이 떠들썩한 기교에도 상실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점이다. <참고자료; 위 ‘개관’과 같음>
이어서 1893년에는 경애하고 있던 차이코프스키의 죽음을 만나 피아노 3중주곡 <위대한 예술가의 추억>을 작곡하여 이 선배에게 바쳤다. 1895년 그는 영국으로부터 피아노 협주곡을 위촉받았는데 그것을 페테르부르크에서 초연하였다. 1895년에 작곡한 교향곡 제1번이 매우 악평이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타격을 받았지만, 1901년에 만든 피아노협주곡 제2번이 크게 성공하여 드디어 작곡가로서의 명성을 확립할 수가 있었다. 1903년부터 다음 해에 걸쳐서는 <10개의 전주곡> op.23을 작곡하였다.
1907년부터는 드레스덴으로 옮겨가서 작곡에 몰두하고 그 사이에 교향곡 제2번, 피아노 소나타, 교향시 <죽음의 섬> 등을 쓰고, 1909년에는 미국에 건너가서 연주 활동을 하는 한편 피아노협주곡 제3번을 작곡했다. 1910년에 귀국하여 17년까지의 7년간은 피아니스트, 지휘자로서 활동하였는데, 대전 후에 소비에트로 변한 조국의 혁명정권을 싫어하여 파리로 망명, 이어서 미국에 건너가서 그 후 그 곳에 정주하게 되었다. 그리고 연주 활동을 계속하면서 1927년에는 피아노협주곡 제4번을 완성하고, 1934년에는 피아노와 관현악을 위한 <파가니니의 주제에 의한 랩소디>를, 1936년에는 교향곡 제3번을, 40년에는 <교향적 춤곡> 등으로 대작들을 잇달아 발표하고, 1943년에는 끝내 조국에는 돌아가지 않은 채 미국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작품은 3개의 교향곡, 교향시, 관현악곡과 피아노곡 분야에 우수한 작품을 많이 남겼다. 특히 피아노에 있어서는 그 악기의 극한까지 특성을 발휘됐다고 할 수 있으며 그의 표현 양식은 고전적인 기교와 낭만적인 선율을 효과적으로 전개시켰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그의 작품에서는 러시아의 국민성을 반영되었으며 슬라브적인 색채가 농후하다.
(Vladimir Horowitz,1903~1989)는 우크라이나 태생의 미국 피아니스트로서 리스트·차이코프스키·라흐마니노프의 곡 해석에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1933년 토스카니니가 지휘한《황제(皇帝)》를 협연한 인연으로 그의 딸과 결혼한 뒤 1944년 미국 시민이 되었다.
1903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전기기사의 아들로 태어나 12세 때 키예프음악원에 입학하여 피아노를 배우고 1923년부터 연주활동을 시작하였다. 1924년부터는 베를린을 시발점으로 유럽 각지로 연주여행을 하였으며 1928년 미국으로 건너가 연주활동을 하면서부터 세계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1933년 토스카니니의 지휘로 《황제(皇帝)》를 협연한 것이 인연이 되어 그의 딸과 결혼하였으며, 1939년 미국에 정착한 뒤 1944년 미국에 귀화하였다. 다이내믹한 연주로 큰 감동을 주었으며, 특히 리스트·차이콥스키·라흐마니노프의 곡 해석에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상 참고 자료는 위 '개관'과 같음>
[부록]
러시아 혁명의 본거지, 1917년 당시의 '상트페테르부르크(Sankt Peterburg)'
상트페테르부르크(Sankt Peterburg, (영)Saint Petersburg)는 러시아 서북부, 발트 해 연안에 있는 도시로서 러시아에서 모스크바 다음가는 공업ㆍ학술ㆍ문화의 중심 도시다. 1703년 표트르 대제가 ‘유럽으로 난 창(窓)’으로 건설하였으며, 1917년 러시아 혁명의 본거지였다. 1924년 ‘레닌그라드(Leningrad)'로 이름을 바꾸었다가 1991년 다시 현재의 이름으로 고쳤다. <Daum 사전, Wiki 사전> * 참고 : 'Lara's Theme -'Doctor Zhivago' OST→ <http://blog.daum.net/seonomusa/3013>
![]() (May Day in St. Petersburg, 1917)
May Day 1917 at the Winter Palace Saint Petersburg Russia
그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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