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는 빈민가 캣피시 로우의 광장이다. 흑인 노동자들이 이곳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있거나 또는 산책을 하는 것이 보인다. 더운 여름 날 밤으로, 클라라는 아기를 재우면서 여름의 한가로운 생활을 꿈꾸는 [여름날 Summertime]을 부른다.
누군가가 주사위 도박을 시작하자, 모두들 그것을 구경하기 위해 빙 둘러선다. 앉은뱅이 포기가 염소가 끄는 작은 수레를 타고 등장한다. 그것은 그의 유일한 교통수단으로 그도 역시 그 도박을 본다. 이어서 항만 노동자인 크라운과 그의 정부 베스가 끼여서 도박판을 벌인다. 그러나 도박꾼들은 크게 다투기 시작하고, 성격이 난폭한 크라운은 어부 로빈스를 칼로 찌르고 도망한다.
마약꾼 스포팅 라이프가 미처 연인을 따라가지 못한 베스에게 접근한다. 그는 함께 뉴욕에 가자고 유혹하면서 자극적인 마약을 준다. 그러나 남모르게 베스를 사모하는 포기가 그 '마약'을 거절하도록 설득 한다. 한편 평소에 그다지도 마음이 너그럽던 캣피시 아낙들은 그녀의 면전에서 문을 꽝 닫으며 문전박대한다. 그녀는 포기의 호의에 고마워하며 그의 집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장면은 야유회가 열리고 있는 키티 섬의 숲속으로 바뀐다. 일행들이 노래와 춤으로 흥겹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베스만이 약간 처져 있는데 그녀는 포기가 야유회에 참가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자고 했을 때부터 그냥 집에 남아 있기를 원했었다. 스포팅 라이프가 유혹적인 노래 [반드시 그렇지는 않지 It ain't necessarily so]를 부른다.
모두가 집으로 돌아가는 배를 타러 가는데, 아무도 보지 않는 틈을 타 숲속에 숨어있던 크라운이 나타난다. 그는 베스를 꼭 끌어안으면서 그녀를 요구하지만, 그녀는 비틀거리며 의식을 잃고 쓰러지고 만다. 크라운은 기필코 다시 돌아올 것을 주지시키면서 황급히 숨어버린다.
3장: 일주일 뒤, 막 새벽 전, 캣피시 로우
캣피시 로우에 돌아온 후 일주일이 지났다. 포기의 방에서 베스는 아직도 의식을 잃은 채 사경을 헤매고, 포기는 그녀를 위해 기도한다. 세리너를 비롯한 이웃 사람들도 모여 기도하는데, 지성이면 감천 이라고 했던가! 기적처럼 베스가 깨어난다. 포기는 모든 것을 알고도 베스를 용서하지만, 그녀는 크라운이 다시 오면 같이 가기로 약속했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포기와 함께 있고 싶다고 말한다. 포기가 크라운에 맞서서 그녀를 지킬 것을 약속하자, 베스가 [사랑해요, 포기 I love you, Porgy]를 부른다.
4장: 그 다음날 새벽, 세레나의 방
장면은 세리너의 방으로 다시 바뀐다. 무서운 광풍이 휘몰아치고 있는데 마을 사람들은 신의 가호를 빌면서 마치 최후의 심판이 닥친 것처럼 무서움에 떨고 있다. 이때 크라운이 위협적인 표정을 지으며 큰 소리로 베스를 부른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공포에 젖은 모습을 보고는 비웃는다. 그는 베스를 지키려는 불구자 포기를 마구 구타한다.
그때 클라라가 창문을 통해 자기 남편의 배가 전복되는 것을 목격하고 비명 지른다. 그녀는 반 미친 것처럼 태풍 속으로 뛰어가며 울부짖는다.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는데 크라운이 클라라를 뒤쫓아 가며 먼저 그녀를 구조하고 다음에 베스를 데려가겠다고 호언장담한다. 모두들 두려움에 떤다.
제 3막
1장: 다음날 저녁, 캣피시 로우
방에서는 여자들이 태풍으로 인해 죽은 사람들 때문에 죽음을 슬퍼하는 성가를 부르고 있다. 포기의 방에서는 아기를 재우고 있는 베스의 소리가 들린다. 그러는 가운데 정원의 인기척이 없어지자 크라운이 나타나 포기의 방으로 숨어 들어가려 한다. 이 때 포기가 그를 잡아 완력으로 목을 졸라 죽이고 만다.
다음날 아침 형사와 순경, 그리고 검시관들은 크라운의 살해자를 잡기 위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심문한다. 그리고 검시관은 크라운의 시체를 확인하기 위해 포기에게 함께 동행하기를 명령한다. 그러나 그는 자기가 죽인 남자의 얼굴을 보는 것에 미신적인 공포를 느끼면서 이를 거부하지만, 검시관은 그를 강제로 데리고 나간다. 그 뒤 베스가 혼자 외롭게 지내는 것을 본 스포팅 라이프는 교묘한 말과 수단으로 그녀를 유혹하려고 하지만, 실패하고 만다. 그러나 마약을 미끼로 삼아 성공하고 만다.
1주일이 지난 뒤, 법률 모독죄로 감금되었던 포기는 의기양양하게 선물을 많이 가지고 돌아오지만, 그를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의 표정이 어두운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계속 베스를 부르지만 베스는 나타나지 않는다.
포기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된 영문인지를 묻자, 사람들은 포기가 감옥에서 영영 나오지 못할 줄 알고 베스가 스포팅 라이프의 유혹에 못 이겨 뉴욕으로 가 버렸다고 말해 주었다. 그 말을 들은 포기는 뉴욕까지의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를 묻자, 그 곳이 천마일이나 떨어진 대도시라는 것을 알게 된다. 포기는 여러 사람들이 말리는 것도 뿌리치고,
-그녀가 어디에 있든지 신의 인도함을 받아 반드시 찾을 것이다. 산양이 끄는 차를 타고 가겠노라. 하며 모험의 길을 떠나고 , 일동은 합창을 부르며 막이 내린다.
조지 거슈윈(1898~1937)
서머타임’의 작곡가인 미국의 조지 거슈윈(1898~1937)은 슈만, 차이코프스키와는 또 다른 정신병으로 고생했다. 거슈윈은 재즈와 클래식을 결합한 작품을 다수 작곡해 젊은 나이에 유명세와 부를 거머쥔 세계적인 천재 작곡가였다. 그러나 30대 중반부터 거슈윈은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매주 5일씩 2년간이나 유명한 정신과 의사에게 치료를 받았는데도 그의 병은 낫지 않았다.
병으로 고생하던 2년간, 거슈윈은 자신의 최대 걸작인 오페라 ‘포기와 베스’를 작곡했다. 그리고 1937년 어느 날, 그는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 갔다. 이미 뇌 속에는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종양이 퍼져 있었다. 거슈윈은 39세의 나이로 요절하고 말았다.
“거슈윈의 우울증은 뇌종양 때문에 생겨난 2차적 증세였습니다. 정신과 치료를 2년간이나 받았는데도 의사는 그의 뇌에 문제가 있을 거라고는 짐작하지 못했던 거죠. 거슈윈의 우울증이 나타나기 시작하던 1935년 작곡된 ‘포기와 베스’는 그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놀랄 만큼 어두운 음악입니다. 거슈윈은 자신의 병세가 죽음으로 이어지리란 것을 본능적으로 직감했었고, 그 직감이 음악에 나타났다고 봅니다.”